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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돌아와서 내게 말할 것이다. -<월간 키노> 편집장 정성일 1997년

hkcine2046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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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돌아와서 내게 말할 것이다. -<월간 키노> 편집장 정성일
"그는 돌아와서 내게 말할 것이다." 왕가위의 여섯 번째 영화 <춘광사설>에서 시작 하자마자 나오는 이 독백은 사실은 그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이다. 우선 왕가위는 <타락천사> '이후' 의심받아왔다. 비대할 정도로 장식과잉이 된 이 영화에서 여전히 유우머와 속도의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우리 는 그가 홍콩이라는 내재성의 환경 속에 같혀버리는 것은 아닐까라고 결정했기 때문 이다. 그리고 97년 7월 '이전'의 왕가위도 같은 고민을 했음에 틀림 없다. <춘광사설>은 다시 시작하는 왕가위이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이구아나 폭포, 남미 남단 끝에 자리한 아슈아야의 등대, 그리고 타이페이에서 홍콩을 생각한다. 홍 한 번, 라디오 방송이 들리면서 카메라를 180도 뒤집은 채
콩은 이 영화 속에서
유령도시처럼(좀더 정확하게는 물에 비쿼져서 뒤집헌 것처럼 보이는) 달려가며 보여 주는 것이 그 전부이다. 두명의 홍콩남자와 한명의 대만 소년은 고향을 그리워한다 물론 이영화는 동성애 영화가 아니며, 쉽게 함정에 빠질 수 있지만, 증국과 홍콩, 대 만을 이 세남자에 대한 도식적인 떼타포로 대입하여 삼중국 멜로드라마를 만든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아마도 이런 방식이 모든 사람들을 가장 쉽게 안심시키는 방법이기는 글 것이다. 그래서 <춘광사설>을 97년 홍콩 반환을 앞두고 세 개의 중국(중국과 홍 그리고 대만)이 '해피 투게더'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싶은 자기과시에 어쩔 모르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왕가위는 언제나처럼 그런 도식주의의 불장난에 파져들지 않는다. 그것들은 그저 이 영화의 훈적에 불과하다. 물론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은 동성애자이며, 서로 사랑을 나누고(이 장면이 깐느 판과 아시아 판이 다소 다르다), 헤어지면서 고통 받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춘광사설>을 퀴어시 네마라고 분류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오히려 왕가위는 상투적인 사랑의 이야 기에 두명의 남자를 끌어들여서, 거기서 생겨나는 감정의 굴곡을 주목하게 만든다 바로 그 굴곡들, 그 사이사이에 주름잡허는 세남자들의 마음 '사이'의 풍경들이야말 로 왕가위가 바로크와 인상주의 그 어딘가의 사이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모델일 것 이다. 왕가위의 영화는 언제나 물러섬과 껴안음 사이의 주고 받음이다. <열혈남아> 에서 져안음의 순간은 작은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두 개의 육체 사이의 유일한 표현 의 입구인 입술이 포개짐으로서 완전한 의사소통의 순간을 이룬다. <아비정전>은 그 반대로' 아비가 그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면서 그 물 러섬과 헤어짐을 점점 더 느리게 속도를 이완시키면서 잡아끈다. <동사서독>은 하나 의 우주처럼 사막 위에 서 있는 집에서 여든 사람이 헤어지고 만나는 정신분열증에 가까운 기억 사이의 분산이 있다. 아마도 이 영화는 왕가위의 영화 중에서도 가장 주 름이 많이 접힌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중경삼림>은 물러섬과 껴안음의 방향과 속도에 관한 홍콩 방식의 중력법칙에 관한 유우머이다. <타락천사>는 그 반대로 껴안 음과 물러섬이 거의 순수한 상태로 나타날 때까지 무한정 잡아 늘려가면서 거의 끊 어질 듯 이어내면서 접헌 주름을 평평하게 펼쳐내려는 노력이다. <춘광사설>은 여전 허 껴안음과 물러섬을 둘러싸고 몸과 기억 사이에서 아휘와 보영은 슬픈 감정의 지 속 사이에 등이고, 아휘와 장은 기쁜 희망의 지속 사이에 놓인다. 그래서 두 개의 지 속은 단순히 공간적인 것이 아니라, 슬픔에서 기쁨에로, 실패로부터 희망에로 옮겨가 는 물러섬으로부터 껴안음에로의 의지의 지속이다. 그래서 과거와 미래는 아휘의 육 체 속에 동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보영은 아휘를 안지 못하지만, 아휘는 떠나가는 장을 스스로 안는다. 그 껴안음의 순간은 왕가위의 이제까지의 모든 영화 중에서 가 장 빛나는 장면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동시에 <춘광사설>은 왕가위가 그 스스로에게 계속 타이르는 영화이다. 97년 홍콩 반환이 홍콩감독들에게 던진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홍콩 바깥에서 영화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홍콩영화감독 모두에게(떠나간 오우삼이건 남은 서극이건, 작가영화를 만드는 관금붕이건 상업영화를 만드는 왕정이건) 두가지 질문 을 동시에 던지는 것이다. 그 하나는 공간의 바깥에서의 창조이며, 또 하나는 '예정 된' 시간의 바깥이다. 홍콩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언제나 벗어나려는 의지를 통 해서 식민지의 비극을 미학으로 수렴하려는 것이었다면(호금전의 명조시대 중국본토 에로의 회귀의지, 장철의 30년대 상해에로의 향수의지, 서극의 SFX 공간에로의 테크 노/비쥬얼 의치, 오우삼의 느와르 장르에로의 원형구조적 의지), 이제 떠나버리고 다 시 그리워한다던 어떻게 할 것인가? 암가위는 <준광사설>에서 그 대답을 찾은 것 같다. 그는 반대의 선을 타고 돌아보며 자신의 미학을 통해서 고향세계(eimwelt)로 부터 이향세계(Fremwelt)로 이주하는 자들의 비극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도 <춘광 사설>은 슬픈 영화이다




참고자료: 수입심의 반려작품과 그 사유 (1997년도) 유 자료 월간 공연윤리 개재 내용을 정리함
1.(비디오) <쾌락남녀; My Pale Lover (홍콩) : 저질 섹스신으로 일관한 불건전 작품 2.(비디오) <격정법칙> (대만): 과도한 정사장면, 포르노성 영화 3.(비디오) <욕망의 미궁>(대만) : 과다한 정사장면과 음모노출 4.(비디오) <Looking Lover>(미국): 외설과다 5.(비디오) <Daddy's Gir->(미국): 10살된 소녀의 지능적 살인행위, 청소년 보호육성에 심대한 문제점을 노출할 우려가 있음 6.(영화) <The Pillow Book>(영국, 피터 그리너웨이) : 민족의 문화적 주체성 또는
국민의 건전한정서를 해하는 것 7.(영화) <-- Two Girls In Love>(미국) : 동성연애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길게 묘사 8.(영화) <Scream>(미국) : 잔혹장면 과다 9.(영화) <적족경혼>(홍콩) : 잔혹장면 과다 10.(영화) <Taxi>(스페인, 카를로스 사우라) : 명목없는 인종주의 팽배 11.(영화) <음화>(홍콩?) : 음란과다 12.(영화) <한줌의 시간>(노르웨이: 영상자료원 노르웨이 영화주간) : 성기 및 음모노출, 순화요망 13.(영화) <바비의 일생>(여성영화제): 여성음모노출 등 일반공개 부적합 14(영화) <하나의 Z와 두 개의 0>(피터 그리너웨이 회고전) : 남녀 성기음모노출, 형제가 나신으로 한 여자와 동침장면등 15.(영화) <차례로 익사시키기>(피터 그리너웨이 회고전) : 남녀음모성기노출 16.(영화)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피터 그리너웨이 회고전) : 남녀성기음모노출 17.(비디오) <Darkands>(영국) : 사교집단 옹호, 잔혹장면 18.(비디오) <La-Lupa>(이태리) : 근친상간 19.(비디오) <A Dl in the Dark>(미국) : 민족의 문화적 주체성 또는 국민의 건전한 정서를 해하는 것 20.(비디오) <Kissed-(미국) : 시체와의 사랑이라는 비정상적, 퇴폐적, 정신병적인 내용이 우리 정서에 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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